내가 현재 사는 곳에 발령받아서 온 게 2021년 초였다. 그때는 내가 사는 동네에 인프라가 전혀 없었지만 몇 개월이 지나고 병원, 약국, 점포 등 여러 인프라가 생겨났고 그 과일 가게도 그중 하나였다.
그 과일 가게는 프리미엄 과일을 판다는 컨셉으로 가게를 열었는데 처음에는 이 근처가 신도시이다 보니
가격과는 상관없이 주부들이나 손님들이 많이 방문했었다.
결혼 전이였던 나는 우리 집이나 처갓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기 전에 과일 좋은 과일을 선물로 사다 드리고 어서 과일을 살 때는 그 가게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날이 당도하여 방문하게 되었다.
구매할 과일을 봤는데 모든 품질 좋은 과일이 멋지게 전시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종류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과일들 상태도 마트에서 제철이거나 물 좋을 때 파는 과일 수준이었다. 맛도 그 수준이었는데 백화점 선물세트 수준을 생각했던 나는 조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은 마트에 비해 비쌌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딸기 두 팩이 들어있는 선물 박스를 보자기에 정성스럽게 포장해 주고 한 3만 원 정도 지불했던 것 같다.
사장님은 여자분이 셨는데 과일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많고 친절하셔가지고 딸기의 품종이라든가 얼마만큼 당도가 어느 정도 이상의 기준이 되어야 된다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잘 설명해 주셔서 도움이 되었다. 그런 친절함 덕분에 나중에 재 방문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손님들도 그렇게 생각하기에 손님이 많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초반에 거기서 100m도 안 떨어진 상가에 또 다른 과일 가게가 하나 생겼다. 그럼에도 그 가게에는 그닥 손님이 많지는 않았고 기존에 과일 가게가 워낙 자리를 잘 잡아놨기 때문에 손님들이 처음 생긴 과일가게에만 방문을 했지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았다.
2022년 10월 그보다 좀 먼 곳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슈퍼마켓(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 익스프레스 등)이 생겼는데, 동네 마트 치고는 꽤 크고 깔끔해서 처음 생긴다고 했을 때부터 주민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다 과일 가게 앞을 지나가게 되어 있는데 된 적이 있는데, 요구르트 아줌마와 과일 가게 사장님이 얘기하시는 것을 얼핏 듣게 되었다. 그 내용은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굉장히 큰 어떤 걱정이나 이런 게 있어 보였고 요구르트 아줌마는 힘을 내라고 위로를 해주는 그런 내용이었다.
새로운 마트의 출현이 걱정되었던 것인지, 마트가 생겨서 실제로 매출 결과가 안좋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마트로 인해 뭔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그 가게가 아직도 운영 중이긴 하지만 난 과일을 이제 슈퍼마켓에서 사먹는다. 너무 친절하셨지만 가격경쟁에서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사업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어서 이런 현상들을 주의깊게 보게 되었고 과연 가격적인 차별점 없이 친절함과 양심만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겠다는 말이 현실과 다른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삶에서 모든 것들이 경쟁이고 사업인데 우리는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 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된 풍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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